앨범소개
세번째 밴드의 첫번째 EP앨범 '작아지는 순간들 [EP]'은 일상 속 작아지는 순간들을 담은 앨범입니다.
누군가의 앞서감을 질투하며 속으로 삭히는 순간, 내가 짝사랑하는 사실을 이용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사람을 벗어날 수 없는 순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세상의 인식 앞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는 순간, 삶의 무게에 짓눌려 한숨 섞인 탄식을 뱉는 순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순간들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든지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을 억지로 극복하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긍하는 모습을 가사에 담고 싶었습니다.
저희의 노래에 공감할 그 누군가의 마음에 당신과 비슷한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앨범입니다.
곡소개
1. 물고기 (The Shape Of Water)
이 곡은 물고기와 인간 사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기예르모 델토로만의 아름다운 기법으로 그려낸
영화 'The Shape Of Water'를 보며 영감을 얻은 곡입니다.
빛이 닿지 않는 깊은 물 속에 한 줄기 빛을 기다리는 물고기에게 누군가가 사랑으로 다가올 때,
두 대상이 어떤 존재이든지 그 사랑은 그대로 가치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수많은 사랑을 있는 그대로 응원하는 곡입니다.
2. 망각 (Oblivion)
혼자서 사랑하는 것을 우리는 짝사랑이라고 말하죠. 점점 커져가는 마음을 들킬까봐 조마조마하며 마음 졸이는 나.
그런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면서도 여지를 남길 때,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작아질까요.
이제 마음을 접고 떠나보내야지 다짐했다가도 상대방이 흘리는 마음에 수많은 다짐을 망각하는 나,
그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나의 순간을 빠른 템포의 펑키 리듬에 담은 곡입니다.
3. 그대로 (As It Is)
타이틀곡인 '그대로'는 5년 전 가사와 멜로디를 붙여놓고 이번 앨범을 통해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앞서가야 한다는 압박, 잘 돼야 한다는 강박, 괜찮아지라는 요구 속에서 살아가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세상.
따가가기조차 버거운 누군가의 삶에 가까워지지 않더라도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싶다는 바람을 담은 곡입니다.
어디에서도 위로받을 수 없었던 누군가는 이 곡을 듣고 다시 한 발짝 내디딜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4. 정체 (Standstill)
이 곡의 가제목은 '신호등'이었습니다. 퇴근길 꽉 막힌 8차선 도로에서 초록불을 기다리며 서 있는 차 안, 버스 창에 기대어
유유히 이어폰을 꽂고 지나가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모습을 동경하는 마음에서 가사를 적었습니다.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긴 일렉기타 간주를 들으면서 붉은 후미등으로 꽉 찬 8차선 도로 위 답답함을 표현했습니다.